천안에서 태어나 오래도록 삶을 살아온 분들에게 천안역 바로 앞에 있는 역전시장은
따뜻함과 정겨움으로 가득하던 추억을 소환하고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흠뻑 젖어들게 해줄 것입니다.
지금이야 천안역전시장이라고 불리지만 제가 어렸을 적에는 공설시장이란 이름으로 물건을 사고 팔던 곳으로 주로 난전의 형태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공설시장이라 불리던 그 시절에는 상설 가게는 몇 군데 없었고,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온 물건들을 길가에 펼쳐놓고 흥정을 통해 매매가 이루어졌었죠.
그러던 곳이 지금은 전통에 현대를 더해서 청년창업과 도시재생사업이 이루어져 깨끗하게 정비된 점포들이 들어서 있답니다.
이곳 역전시장은 음식점, 의류점, 기타 소매점들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들도 착해서 전형적인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며,
사고 파는 물건들과 먹을 수 있는 음식들에선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아주 많답니다.
이곳 어디에선가 제가 천안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아버지 손을 잡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짜장면을 먹었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년의 기억들을 소환해 오랜 만에 가 본 천안역전시장, 지금부터 그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몇몇 점포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마늘떡볶이>
천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먹거리는 호두과자와 순대가 있지만 마늘이 들어간 떡볶이도 있답니다.
천안역전시장 입구에 있는 마늘떡볶이는 국물과 떡을 같이 떠먹는 방식이며 마늘을 넣어서 그런지 마늘향이 나는 떡볶이입니다.
생활의 달인, 여섯시 내 고향, 놀라운 토요일 등의 TV에 소개된 바가 있으니 맛은 보장이 된 셈이지요.
<순대국밥집>
순대의 원조는 천안 병천면으로 천안 병천에 가면 순대거리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즐겨 먹는 음식이죠.
역전시장에도 여러 군데에 순대국밥을 파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 역전시장에 있는 순대국밥집을 다녀간 분들의 리뷰를 보면, 가성비가 좋고 맛이 있으며 양이 많다 등등 호의적인 내용들이 많으니 들러보기를 권합니다.
<공설방앗간>
이제는 각종 떡이나 참기름, 들기름 같은 것들을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입하지만, 방앗간의 이미지는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의 정감어린 웃음소리와 수다에 가까운 친근한 정담이 넘쳐나는 곳이죠.
예전의 그 풍경은 아니지만 이곳 공설방앗간에 가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종류의 떡 가운데 인절미가 천안에서 가장 싸고 맛있는 집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꽈배기 진맛>
전통시장의 국민간식은 즉석에서 갓 구어지고 튀겨지는 먹음직스러운 노브랜드의 풀빵이나 꽈배기, 도넛, 찐빵이었죠.
천안역전시장에 가면 진맛의 꽈배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가게 입구에 어려운 한자가 쓰여 있어서 궁금했는데, 이곳 꽈배기 진맛을 운영하시는 분이 조선족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꽈배기를 통해 전통시장의 정과 추억을 경험해보세요.
<삼화가방>
시장이 현대화되었다고 하지만 삼화가방에 가보면, 오래 전의 난전처럼 우산, 양산, 모자, 작업복, 각종 의류 등 온갖 잡화들이 주룩주룩 걸려 있기도 하고, 바구니에 담겨 있는 모습이 시골 장터의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머리만 있는 마네킹에 씌워져 있는 모자의 모습이 주변과 기묘하게 어울리기도 합니다.
<글로리아혼수>
상호 그대로 결혼에 필요한 물품들인 커텐, 이불, 한복 등 혼수품들을 비싸지 않은 착한 가격에 준비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 역전시장에서 물건들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등록하는 이벤트도 실시되고 있습니다.
합계 금액 만 원이 넘는 영수증을 ‘천안와락’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어린이 영화연극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니 참여해보세요.
<우리경로당>
역전시장의 역사가 오래되어 그런지 이곳에서 영업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의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입니다.
그리고 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나이 들어 보였고, 그래서인지 힘이 들면 쉬시라고 시장 중앙에 경로당이 마련되어 있기도 해요.
<대원식당>
34년 전통의 오랜 대원식당은 메뉴도 다양해요.
삼계탕부터 소머리국밥, 삼겹살, 냉면, 육개장 등등 시골길을 걷다 보면 어디에서나 문득 만날 수 있을 법한 분위기의 푸근한 식당처럼 느껴지지만 맛과 양으로 손님들을 대접한다는 식당주인의 자부심이 큰 곳입니다.
<장모님삼계반탕>
착한가격업소(천안시가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 노력을 통해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을 발굴해 지정한 업소)인 역전시장의 장모님삼계반탕은
미식가들과 지역주민 그리고 단골손님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음식점이라고 합니다. 반탕이라고 해서 양이 적을 것 같지만 큰 토종닭으로 조리해서 양도 푸짐하다고 하니 한번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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