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감성여행

연꽃의 향연

자연누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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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누리성

  • 위치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차령고개로 449

  • 전화 / 041-552-7119

며칠 동안 쏟아지던 비가 그쳤다.

“그쳤어!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집에서만 보내는 휴식이 지겨웠는지 바깥 공기를 갈망하는 가족들과 오랜만에 나들이하기로 한다.

비가 온 뒤의 외출은 특별하다. 그리고 그만큼 장소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축축함이 불편하기보다 추억 속 아름다움으로 남을 수 있는 곳이라면 역시 자연이다.

무학산 기슭에서 연꽃과 야생화들로 신비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이 숨 쉬는 자연누리성으로 향한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1만여 평의 분지에 조성된 자연누리성은 자연의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다.
아무리 가물어도 일 년 내내 밤나무골의 계곡 물은 마르지 않고 흘러 자연누리성의 아름다움을 지켜준다.

연꽃 연못과 산책로, 골동품 전시장, 테마공원, 체험장 등으로 구성되어
아이도 어른도 알차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연누리성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연잎 음식 만들기, 전통차, 만들기, 분경 만들기 등 다양한 농장 체험이 준비되어있다.

봄에는 목련과 벚꽃, 연상홍이 피고,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구절초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있다.

지금은 여름, 연꽃의 계절이다. 연못을 가득 채운 연잎이 바람에 흔들린다.
거북바위와 할미바위가 먼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넨다.

개구리 왕눈이와 아롬이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연잎에 고인 물만 봐도 그 모습을 떠올린다.
그래서 유독 연꽃 연못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혹독한 삶이 힘들게 할지라도 연잎 위에서 피리를 불며 마음을 달래던 왕눈이. 그 치유의 모습이 연꽃의 이미지에 닿아있다.

연꽃은 일반적인 꽃과는 달리 꽃과 열매를 동시에 맺는다.
게다가 그 생명은 3일 뿐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연꽃에서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고 말하며, 연꽃을 군자의 삶으로 평가한다.

누리교를 거닐며 넓은 백련지를 둘러본다.

“백련은 섬유질이 풍부해서 뿌리부터 연꽃, 연잎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어요!”

연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친절한 사장님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연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이곳에는 연꽃과 야생화 말고도 무궁화와 커피나무도 있는데, 사장님께서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하신다.

커피나무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 신기하다.

하루에도 몇 잔 씩 마시는 커피의 실체를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그 모습은 기대치 못했을 정도로 곱고 싱그럽다.

그래서인지 커피의 향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자연의 냄새가 좋다.

산과 물에 둘러싸여 꽃을 벗삼아 산책을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해 지고 세상 근심 걱정을 잠시 잊게 된다.

다들 자연에 대한 예찬만 반복한다.

물론 우리 가족이 다시 도시의 현실로 돌아간다해도

현실의 근심은 다시 솟아 나오겠지만,

그것을 이겨낼 마음의 힘이 크고 단단해짐을 느낀다.

그렇게 연꽃과 야생화들을 바라보며 맑게 갠 자연 속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