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감성여행

“너에게 우주를 보여줄게”

홍대용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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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용과학관

  • 위치 / 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서길113(장산리 646-9)
  • 관람안내 / 041-564-0113
  • 홈페이지 / http://damheon.cheonan.go.kr

밤하늘을 좋아했다. 밝은 대낮에는 보이지 않다가 어두워지면 등장하는 반짝이는 별들이 참 비밀스럽고 예뻤다.

별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아 그다지 재미는 없는데, 이상하게도 한참 바라보곤 했다.

어린 시절 누군가는 바늘 같은 것으로 하늘에 작고 많은 구멍이 뚫려 있어 저 너머의 빛이 새어 들어오는 거라고 했다.

또 어떤 누군가는 유독 반짝거리는 별을 볼 때마다 외계인의 UFO라고 했다.

할머니는 보름달을 보실 때마다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다고 하셨다.

어린 왕자는 빛나는 별을 볼 때마다 자기를 생각하라고 어느 별에서 왔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사라졌다.

밤하늘의 별은 인류의 과학발전에 커다란 이바지를 하였지만,
나는 그 진실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지금은 조금씩 우주의 진실이 공개되어 인간의 상상력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영화도 소설도 우주에 관한 이야기로 넘치듯 쏟아진다. 이제는 진짜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고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잘못된 상식이 만연했던 조선 시대.

막연한 상상에 대한 안일한 믿음을 의심하고 저 멀리 감추어진 진실을 탐구했던 과학자가 있었다.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라 불리며 동양 최초로 지전설을 주장했던 담헌 홍대용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천안에는 홍대용 선생의 과학 사상을 기리는 홍대용과학관이 있다.
영화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의 감동을 넘어 진짜 우주를 만나러 홍대용과학관으로 간다.

홍대용과학관에 입장하자마자 곧바로 달빛마당으로 안내된다.
옛 조상들의 과학적 지혜가 담긴 천체관측기구인 소간의, 혼상, 해시계 등의 천문의기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홍대용과학관이 자랑하는 동그랗고 신비로운 공간, 천체투영관도 함께 우리를 맞이한다.

실감 나는 3D입체 영상과 가장의 별자리를 대형 돔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는데

어린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놀랍고도 신비한 우주에 매료된다.

웅장한 음향이 우리를 정말 우주에 있는 듯 더욱 빠져들게 한다.

밤하늘을 아무리 뒤져도 내 별자리를 찾는 것도, 찾았다 하더라도 그 모양을 연결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크고 진하게 펼쳐진 별자리들이 평소 궁금했던 호기심을 단번에 충족시켜 준다.

이곳이 홍대용과학관인 만큼 홍대용 선생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홍대용주제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홍대용 선생의 일대기를 보자면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관료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성리학을 거부하고 자연과학을 공부하며 평생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군주가 아무리 바른 정치를 해도 백성들은 여전히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성리학이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기는 하지만, 인간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실학자였던 박지원, 유득공, 이덕무 등과 친하게 지내며 ‘의산문답’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과학사전시관과 과학체험관은 하늘과 땅, 우주에 대한 흥미를 키우며 재미있게 지식을 쌓도록 도와준다.

실제 우주에 있는 듯 무중력을 체험해 보는 다양한 기구들은 관람자들에게 단연 인기가 높다.

태양계를 모형으로 보니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쉽다.
새삼 넓은 우주와 작은 지구를 깨닫게 된다.

사진전시관도 마련되어 있다. 전국 천체사진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흔히 볼 수 없었던 성단과 성운의 사진들은
우주의 신비로움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관람 내내 고대하던 관측실로 향한다.
성운, 성단, 은하를 타인의 편집 없이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전문가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관측을 시작한다. 낮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볼 수 있고, 밤에는 달과 행성 등을 관측할 수 있다.

태양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을까. 눈이 멀어버리진 않을까. 과학의 발전은 이런 하찮은 우려 따위 저 멀리 던져버리게 한다.

누구나 우주에 가볼 수는 없지만, 누구든지 우주를 관찰할 수는 있다.

홍대용과학관은 더는 아이들이 달에는 떡방아 찧는 토끼가 산다고 믿지 않게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홍대용 선생과 우주의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홍대용과학관은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우주를 보여준다.

언제나 진실은 픽션보다 더 큰 놀라움을 안겨준다. 우주를 알아갈수록 밤하늘에는 더욱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